일어나자마자 마지막날이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부지런히 또 후쿠오카로 가서 비행기에 몸을 실고 한국으로 돌아가야한다.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직업병인지 아침 일찍은 아니지 여행의 피로도 풀지 못한 느낌으로 일어났다.
유후인의 유명하고 큰 호수 킨린호수는 꼭 방문하고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구글지도를 보고있는데
오잉??????!!!!!! 난 호수가 우리 료칸에서 엄청 떨어져 있는 줄 알았다.
근데 바로 옆이 호수네???? 뭐지??? 뭔가 엄청난 행운인것 같은 느낌???
그래서 우리 료칸 주변에 사람들이 엄청 다녔던거구나를 뒤늦게 깨달으면서 호수를 향해 출발!!
아침 식사 전 시어머니는 마지막으로 객실 욕실에서 온천을 즐기고 싶다 하셨고
엄마는 다시 한번 호수에 있던 엄청 큰나무가 보고 싶다면서 날 버리고 그냥 나가셨다.
쓸쓸히 아이폰 하나 들고 나도 산책 겸 호수를 갔는데....
호수가 엄청나게 큰 것은 아니지만 사진찍기는 꽤 괜찮은 크기이다.
호수를 배경으로 이필터 저필터 사용해가면 열심히 그동안 못 찍던 셀카도 찍으면서 놀고
남들이 다 찍는다는 킨린코호수 명장면도 담아보고
나만의 사진을 찍을 것이야하면서 다른 각도로도 사진을 찍으면서 놀다보니
호수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사원같은 곳에 있는 엄청나게 큰 소나무 같은 나무가 있다.
어제 어머니들이 주무실때까지 말한 호수 근처 큰 나무가 이 나무 같다.
어머니들이 계속 이 나무는 무슨 종이길래 이렇게 크고 멋있냐고 나에게 종을 알아오라는 듯이 계속 말씀하셨는데
정말 눈으로보니 경외롭기까지한 높이와 크기를 자랑한다.
누누이 밝힌바와 같이 10여년 일어 미사용으로 인해 아직도 나무 종은 모른다.
그저 삼나무가 아닐까 라는 추측만 할뿐이다.
이번 여행은 다시 일어공부하라는 계기만 잔득 만들어준것 같다.
그렇게 사진을 찍다보니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국인 가족, 친구, 연인들끼리 사진을 찍고 있다.
특히 각료칸의 상징과도 같은 유타카을 챙겨입고 나와서는 사진을 찍는데 급 부러워졌다.
그래서 나도 료칸으로 돌아가 정말 5분도 안되서 옷 갈아입고 나왔던것 같다.
다시 호수로 가는 길 이번엔 료칸의 어제 보지 못한 곳을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했다.
생각보다 우리가 묵은 료칸은 이뻤으면 사진 찍기 좋은 장소가 많았다.
근데 나는 지금 혼자다. 혼자 여행온게 아닌데 혼자온 것처럼 사진 찍어 줄 사람이 없다.
아쉽다.
아쉽다고 속으로 좀 과장해서 백번정도 외쳤을까 저기 멀리서 누가들어도 우리엄마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나도 한 목소리 하는지라 대답하고 정말 극적으로 호수길 한가운데서 만나서 사진 찍어달라고 찡찡댔다.
근데 엄마 왜 사진 나 눈 감을때만 찍는 이유는 뭔가요??? 엄마 딸이 뭐 많이 잘못했어????
그나마 건지 사진들
정면은 죄다 눈 감고있거나 준비 안됐을때 사진뿐이다.
엄마 사진찍기 싫으면 싫다고 이야기해줘 그냥 셀카라도 찍게
너무 열정적으로 구도도 잡아주고 포즈도 코치해줘서 기대했는데.... 이건 아닌것 같아 엄마
기분좋게 호수 산책을 마치고 나서 모닝커피 한 잔
일본인 같이 찍어달고 해서 찍어준 사진 한 장
어머니들이 너무 만족해 하셨다.
왠지 시간이 갈수록 드는 생각인데 이거 여행책하나 만들어서 각각선물해야할 것 같다.
아침 식사 전 마지막 크로스를 하고
어머니가 이번에 개인욕실을 쓰시고 엄마랑 내가 대욕장에서 목욕을 했다.
어머니랑 목욕할때는 너무 반짝이는 노을이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해주였는데
엄마랑 목욕할때는 비가 와서 청각과 시각이 황홀해지는 시간을 선물해주였다.
정말 나는 날씨 운이 좋은 것 같다.
목욕을 하면서 비가 오면 더 운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딱 내가 목욕할때만 소나기가 지나갔다.
만족스러운 목욕을 마치고 객실로 돌아오니 보기 좋은 아침이 차려져 있다.
아침은 객실 담당이신 분이 자리에 앉으면 반찬을 하나씩 차려주셨다.
그리고 우리가 식사를 하는동안 이불도 정리해주고 가셨다.
또 어머니들은 아침 차리는 것이 고마우셨는지 밤에 슬려고 챙겨간 팩을 선물해드렸는데
담당자분이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더 감사하고 행복했다.
아침식사는 말 할 것도 없이 최고다.
목욕을 바로해서 먹는거라서 뭘 먹어도 맛있을 때이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음식이 깔끔했다.
아! 저기 두부같이 생긴 계란찜은 별로다.
생강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 있어서 생강맛이 너무 강하다.
그외는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이제는 유후인을 떠나 후쿠오카를 거쳐 한국으로 가야한다.
너무 좋은 시간, 기억을 남겨운 유후인
언젠가 내가 꾸린 가족과 다시 오기로 나 혼자 약속하고 떠난다.
공항에 도착하기 전 약 두시간 정도 시간이 남는다.
어머니들은 힘드시다고 그냥 공항에서 노닥거리시겠다고 해서 공항에서 내리시고
나는 친구 부탁 받은 물품 겸 프랑프랑에서 사고 싶은 것이 있어서
다시 하카타역까지 가서 미친듯이 쇼핑하고 그와중에 텍스 환불까지 하고
어머니들 도시락까지 사서 공항에 도착!!
이제 도시락 먹고 가기만 하면 되는데 왠걸 부산행 비행기들이 결항되거나 지연되는게 아닌가
불안하지만 그래도 제 시간에 가겠지 하면서 도시락을 까먹는 순간
카톡으로 전해지는 슬픈 소식 인천행 비행기들의 지연
순간 짜증이 났지만 어머니들 지연 소식을 듣자마자 쇼핑 더 할 수 있다면서 좋아하신다.
그리하여 다시 면세점 폭풍쇼핑
우리남편이 좋아하는 라면은 박스채로만 판다고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어머니들 갑자기 오셔서는 쿨하게 그냥 결제 후 선물이라고 주심
그리고 어머니들이 지치실때쯤 탑승안내가 나오고 이제 진짜 인천으로 출발
곰곰히 생각해보면 별거 없던 여행이지만 참으로 행복했고 즐거웠던 여행이다.
사실 어머니들 모시고 가는거라서 재미보단 힘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힘든 것 보다는 즐거웠고
좀더 서로와의 관계들에 좋은 여행이 된것 같다.
태풍이 온다고 날씨 걱정 많이 했지만 떠나는 날까지 날씨는 너무 좋았고
어머니들이 체력이 안 좋다고 걱정 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즐겁게 잘 놀고 즐겼다.
시간과 금전이 허락된다면 종종 이 조합으로 가까운곳 여행 자주가야겠다.
(다음엔 아가씨도 껴서 가도 재미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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