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도 넘게 지나서 쓰는 우리아빠의 환갑여행!!!
예전부터 아빠에게 환갑때 내가 오백 들여서 아빠 유럽배낭여행 시켜주겠다고 말했는데....
엄마의 격렬한 반대와 아빠의 미온적 태도, 나의 지친 심신은 그냥 따뜻한 곳 여행이 되었다.
사실 아빠 친구와 환갑계?로 이미 사이판을 한번 다녀오고 난 후라서 자식들의 환갑여행엔 별감흥이 없었다는건 함정이다.
그래도 장성한 자식이 둘이나 있는데 그냥 넘어가는 것은 말이 안되서 급하게 서둘러 여행 준비를 했다.
정말 내 여행사 최초의 무계획 여행이다.
예전에 후쿠오카 갈때도 급하게 표구하고 갔지만 가서 뭘 할지 뭘 먹을지 뭘 사올지는 정하고 떠났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거창한 제목을 달고 가는 여행치곤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회사 일이 워낙 바뻐서 동생에게 비행기표며 호텔 예약을 전부 부탁했지만.....
가족의 배신으로 내가 부랴부랴 늦게 표 찾고 결제하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리고 다시는 동생에게 무언가는 맡기지 않으리라고 아주 확고하게 다짐하게 되었다.
아직은 제2터미널이 개장하기 전이라서 대한항공이라도 제1터미널로 언제나 찍는 여권샷
그래도 여행간다고 전날 부랴부랴 네일 받았다.
지금봐도 저 네일은 이쁘다.
의도치 않게 한밤중에 괌에 도착하는 비행시간이다.
이번 여행으로 인생사에서 최초를 많이 해본다.
밤비행기도 처음이고 이렇게 무계획으로 가는 것도 처음, 결혼하고 친정과 가는 첫여행!!
새벽에 괌공항은 그래도 사람들이 꽤 있다.
엄청 닦달해서 호메가 예약한 렌트카 타고 우리의 호텔! 괌플라자로 향했다.
워낙 밤에 도착했고 근무를 마치고 바로 비행기를 탄거라서 객실사진은 겨우 이거 두장 찍었다.
짐을 풀자마자 미친듯이 잠의 나락으로 떨어져버렸다.
그래도 호메가 매형이 늙었다고 엑스트라배드에서 잔다고 하고
남편은 처남 불편하고 자기가 엑스트라배드에서 잔다고 싸우는데
나만 엑스트라배드 아니면 되서 난 그냥 침대 차지하고 잤다.
바쁜 와중에 회사에서 욕먹어가면서 온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업무 스트레스로 또 일찍 일어나고 말았다.
사실 업무스트레스로 이 시기엔 잠도 잘 못자고 아무 몸이 말이 아니였다.
역시 더운 나라들은 사람들이 아침을 일찍 시작한다.
이른 시간임에도 수영장에서 물놀이하는 저 사람들을 보라
객실 발코니에서 수영장이 바로 보여서 객실뷰는 나름 괜찮았다.
그리고 몰랐는데 괌플라자호텔엔 나름 워터파크도 있었다.
꽤 신나보이는 어른용 미끄럼틀도 있고 했는데
호텔 수영장을 한번도 이용해 보지 못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이래서 직업병이 무서운가 보다
일찍 일어나야할 이유가 전혀 없고 잠도 충분히 더 잘 수 있지만 나의 눈은 숙면을 했던 안 했던 5시만 조금 지나면 떠진다 ㅠ
아무걱정없이 자고 있는 나머지 두명을 깨울 기운도 없고 그저 일찍 일어난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침대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누가봐도 아침형인간인 부모님이 7시 조금 넘는 시각 방으로 들이 닥치셨다.
배고프니 뭐라도 먹으러 가잖다. 자고 있는 놈들은 상관없으시단다.
자신들의 안위만 챙기면 괜찮다고 하여 조식 먹으러 내려갔다.
물론 이번 여행하면서 최초로 조식 불포함 예약을 해봤다.
호텔 조식보다는 괌 현지 음식을 더 먹어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며 조식을 하지 않았는데 다행인것 같다.
조식불포함이라서 이날은 3명 조식 결제해서 먹었는데 기억으로는 인당 2~3만원 이었던 같은데 실망했다.
그래도 배는 고프고 나는 정신없어서 대충 호텔에서 요기만 때울 요량으로 먹고 다시 방으로 돌아가는 길
호텔 구석에 있던 현지여행사에서 한국에서 예약은 물론 알아보지도 못한 엑티비나 쇼등을 전부 예약하고
엄마의 쿨한 현금결제 후 남은 이들이 일어날때 까지 객실에서 휴식 시간을 가진다.
나머지 두명 모두 기상 후 배고든 이들을 위해 호텔 바로 아래 있던 맥도날드로 향했다.
괌까지 와서 맥도날드라니!!
괌 현지 음식을 먹고 싶었으나 나 빼고 모두 맥날을 원하여 아쉬워하며 맥날에 입성
근데 별다를것이 없는데도 여름의 크리스마스 매장이라서 그런지 아쉬운 마음이 사르르 사라져버리고
역시 여기 햄버거 맛은 우리랑 다르니 똑같니 비평가들 처럼 이야기 하면서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치고
아침에 급하게 예약했던 액티비티를 하려 줄발!!
나랑 아빠랑 호메는 스킨스쿠버을 했고 물을 무서워하는 남편이랑 체력이 안 좋은 엄마는 씨워커를 했다.
액티비티를 하는 도중엔 사진 촬영따윈 생각이 안 날정도로 너무 너무 좋았다.
특히나 자랑을 좋아하는 아빠는 또하나 자랑할 거리가 생겼다면서 너무 너무 즐겁게 즐겼다.
스킨스쿠버의 경우 여기저기 여행사에서 하나둘 모인 사람들을 한곳에서 만나서
약 10명내외로 강사 한분과 보조 두분이 가르쳐주신다.
하지만 이날 우리의 그룹은 다 처음하는 사람들만 있었고 그나마 나와 동생이 잘 따라갈 수 있어서
우리가 나머지 분들 케어를 도왔다.
마지막에 바다 거북이 까지 다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강사님이 우리 둘 덕분에 잘 할 수 있었다고 고맙다고
연신 내동생 여기서 자기랑 이거 해볼 생각 없냐고 꼬셨지만 쫄보인 호메는 거절하고 말았다.
그리고 아빠는 나중에 하와이나 괌에 집 사서 살고 싶다고 하지만 엄마가 파워 차단함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스킨스쿠버 강사님에게 맛있는 스테이크집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아웃백 추천해줘서 당황
근데 자기는 여기서 아웃백 스테이크가 젤 맛난 다고 다른 집가지 말고 거기가라고 강력 추천
세계적인 체인점들 음식 먹으로 괌에 온게 아닌데 꼬이는 느낌이지만 아는 게 없어서 아웃백으로 갔다.
근데 정말로 괌의 맛집 아웃백인가보다
사람들 웨이팅 장난 아니다. 전부 관광객이라고 하기엔 폴리네이아인으로 추정되는 분들도 많았다.
여튼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게 주문을 하고
역시 물놀이 후 먹는 밥은 꿀 맛인지 첫 요리만 사진 찍고 이후로는 정신없이 먹었던 것 같다.
아웃백에서도 만족스런 식사 후 샌드캐슬매직쇼를 관람했다.
사실 밤에 할게 없어서 급하게 구매한 표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꽤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일단 부모님이 너무 너무 좋아하시고 즐거워 하셨다.
우리아빠의 자랑리스트에 스킨스쿠버 바다거북이에 이어 샌드캐슬매직쇼가 추가되었다.
분명 이번 이야기는 세달이상은 갈 것 같다.
샌드캐슬매직쇼가 좋았던 이유는 뮤직컬과 같은 형식으로 이루어져있어서 영어를 하나도 몰라도 즐기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그래서 남녀노소 다 즐겁게 관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멋진 쇼를 만족스럽게 본 후 중국인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은 아빠를 위해 쇼핑을 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연말을 맞은 시내 공원 한번 둘러보고 일찍 자야만 하는 나와 부모님을 위해 오늘은 여기서 이만 정리한다.
흔히 괌이 어린아이들과 놀러오기 좋다고 하는데 어른들끼리만 와도 괜찮다.
하지만 짝수로 오는 것을 추천한다.
일단 모든 호텔이 아이동반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객실을 만들어 놓아서 성인이 홀수인 여행객들은
호텔 방 잡는것 부터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짝수로 오시는걸 추천한다.
그리고 호텔의 수영장은 어린이 위주이니 어른들이 놀거리는 미리미리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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