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정말 잘 샀다고 생각하는 물건이 생겼다. 웬만해서는 물건 안 사고 없으면 없는 대로 살자는 주의이지만 이것만큼은 정말 잘 샀다. 후회가 없다. 추천해주고 다닐 만큼 최고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점점 많이 사는 것이 있다. 다들 예상했겠지만 장난감을 정말 많이 산다. 아이가 크면 클수록 더 산다. 그런데 장난감들이 대부분 건전지가 필요하다. 적으면 2개 기본 3개씩은 들어가는 것 같다. 장난감이 많아질수록 건전지도 거의 종류별로 다 사는 것 같다. 집에 건전지를 쌓아 놓고 사는 것 같은데도 왜 이렇게 장난감 건전지 교체시기는 빨리 오는 느낌일까? 주기가 거의 월급 나오는 날이랑 맞먹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건전지 값도 무시 못 할 수준이다. 그리고 점점 환경오염에 민감해져 가는 시대인데 이렇게 건전지를 많이 버리면 안 될 것 같은 죄책감 아닌 죄책감도 느낀다.
그러던 순간 발견한 것이 있으니 바로 건전지 테스트기이다.
일전에 친구와 이야기하다 친구가 자긴 이거 쓰는데 장난감 건전지가 다 못 쓰는 것이 아니라 3개 중 하나가 안 돼서 안 되는 것이라고 나머지는 멀쩡한 거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때는 그냥 넘겼는데 점점 건전지 교체해야 하는 것이 많아지니 그래 속는 셈 치고 한번 사서 해보자 했다.
이게 쿠팡에서 아마 만 오천 정도 했던 것 같다. 금액은 살 때마다 달라지니 참고만 하시길 바란다.
상품은 굉장히 가볍다. 그리고 건전지 없이 작동된다. 아마도 테스트하는 건전지의 전류를 쓰는 것 같다.
진짜 아예 전류가 없는 건전지는 표시도 안된다. 그건 정말 뽑아먹을 대로 뽑아 먹은 건전지라 오히려 희열감이 느껴진다.
전력이 낮다고 해서 다 폐건전지는 아니다. 장난감은 움직 일 수 없는 건전지인지만 리모컨은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완전히 못 쓰는 건전지가 아닌 이상 이런 것들도 따로 모아놓았다가 리모컨 같은 작은 전류로 움직이는 것들 전용으로 쓰고 있다.
그동안 귀찮아서 못 버리고 있던 건전지들을 다시 꺼내서 하나씩 측정해보았다.
진짜 쓸 때까지 써서 아예 전류 표시도 안 되는 것도 있고 완전 새 거도 있다. 버릴 건전지만 그란데 사이즈 한 컵 넘칠 정도로 많았는데 테스트기로 다시 분류하니 버릴게 10개도 안 됐다. 살려낸 건전지만 모아놓아도 벌써 기계값은 뽑은 것 같다.
그동안 쌓아놓았던 건전지들은 당분간 쳐다도 안 볼 것 같다. 우선 다시 새 삶을 살게 된 건전지들부터 소비해야 할 것 같다. 이젠 부담 없이 아이 장난감 건전지 교체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건전지가 모자라거나 건전지 값이 은근 부담되었는데 비로소 조금 스트레스를 덜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건전지를 낭비하고 있다는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 낼 수 있어 다행이다. 이것도 자원을 아끼는 작은 실천이라고 봐주시길 바란다.
'느끼고 > 경험의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돈내산]어린이 미용실 산본 버블스토리 (0) | 2022.03.16 |
---|---|
[내돈내산] 휴대용 유아차 잉글레시나 퀴드2 (0) | 2022.02.25 |
[테라스스튜디오]역시 나는 프로관종이 확실하다. (0) | 2017.10.11 |
[비바탐탐]나의 로망은 그냥 로망으로 간직하길 (0) | 2017.10.06 |
[웨딩슈즈] 나도 하나는 갖고 싶다. 슈즈드블랑 (0) | 2016.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