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행기타고/19 TAIWAN

[대만여행]타이베이의 중심부에서! 4일차

by 쟁(Jeng) 2021. 2. 19.

대만에서의 4일 차 아침이 되었다. 대만에 와서 생긴 습관은 아침마다 창문을 열어 날씨를 확인하는 것이다. 비가 많이 온다는 나라답게 매일 아침 빗소리로 일어난다. 물론 우리나라 장마처럼 쏴아 쏴아 쏟아지는 장대비는 아니지만 우산을 안 쓰기에도 애매한 비가 온다. 살면서 이렇게 많이 우산을 접었다 폈다 한 것은 대만이 처음인 것 같다.

이번 아침은 호텔에서 해결하기보다는 나가서 먹기로 했다. 왜냐하면 오늘은 아침에만 해준다는 대만 미용실만의 특별한 서비스!

샴푸 마사지를 받기로 한 날이다. 평소엔 일어나면 빗으로 머리 정돈이 끝이었지만 여행지에서는 매일이 특별하다. 

내가 여행을 갔을 때만 해도 대만 미용실에서의 샴푸 서비스를 경험한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믿을 구석이었던 블로그에 많은 글이 있지 않아서 1차 당황했었다. 그래도 부딪쳐보자라는 마음으로 여행을 하는지라 얼마 없는 정보 속에서도 그나마 호텔과 가까운 미용실을 하나 선정하여 방문! 2차 당황했다. 미용실이 문을 안 열었다. 심지어 그날은 샴푸 불가 ㅠ

부랴부랴 주변의 샴푸 가능한 미용실을 찾아 나셨다. 아는 한자도 없어서 막막했지만 적극적인 성격(나댐)으로 문제 해결!

의사소통은 좀 안 됐지만 그래도 성공적으로 대만 미용실 샴푸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머리 하고 기념사진 찍는 시간을 따로 주신다!

물을 거의 쓰지 않고 샴푸를 할 수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그래도 헹굼은 우리나라처럼 물 많이 쓰겠지 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헹굼 또한 자리에 앉아서 소량의 물로 일사천리 진행! 글로만 보면 찝찝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전혀 하나도 안 찝찝하고 개운하다.

샴푸하고 우리나라처럼 가볍게 머리 정돈도 해준다. 가격은 우리나라 샴푸 가격 생각하고 갔다면 조금 더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샴푸 하는 시간이 즐겁고 생각보다 다양한 머리 모양 만들기를 해주니 그렇게까지 비싸다곤 느끼지 못했다.

묘하게 대만음식이 안 맞는 분이라면 생각의외로 음식으로 고생할 수 있습니다. 국제적인 체인점에서도 대만맛이 나 ㅠ

만족스러운 미용실 체험 후 오늘의 주 일정인 시티투어버스를 타기 위해 타이베이 중앙역으로 향했다.

타이베이의 시티투어버스는 두 종류인데 블루(파랑 노선), 레드(빨강 노선)가 있다. 둘의 차이는 시 중심에 있는 관광지를 가느냐 시외 관광지를 가느냐의 차이이다. 두 노선이 만나는 정류소에선 환승도 가능하니 동선 이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처음부터 대만 국립박물관에 가고 싶었기 때문에 고민 없이 블루 버스를 선택했다.

버스 탑승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타이베이 중앙역 지하상가 같은 곳 푸드코드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중국문화는 아침을 사 먹는 문화여서 그런지 대부분의 식당이 아침식사가 가능했으며 아침메뉴도 따로 팔기도 했다.

일단 나는 생각보다 대만 음식이 맞지 않고 돼지고기를 못 먹기 때문에 대만식 인도 카레를 선택했다.

동행인은 무난한 한국 사람답게 대만 음식이 대부분 잘 맞아서 우리나라의 갈비탕 같은 음식을 선택했다.

음식의 평가는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따로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참고로 저 날은 버스시간에 신경 쓰여서 맛을 제대로 느낄 시간적 마음적 여유가 없었다.

심지어 이 글을 쓰기 위해 사진을 보다가 밥을 먹었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 정도로 기억에 남는 그런 맛이나 음식은 아니었던 것 같다.

대만 국보급 호텔로 알려진 위안산호텔이다, 건축은 1952년이다.

파란 노선의 버스를 타고 많은 곳을 가는 것 같지만 사실 상 가는 곳은 몇 군데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거나 여기는 꼭 가야 돼! 하는 곳은 위안산호텔과 국립고궁박물관, 중정기념당, 타이베이 101 타워 정도 되겠다.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이 있다면 타이베이시립미술관도 괜찮은 선택일 것 같다.

하지만 우린 관심만 있고 시간은 없는 여행자이기 때문에 위안산호텔은 버스에서 스치듯 지나가면서 웅장한 건물 위용만 보았다.

중국 전통건축양식으로는 가장 높은 높이를 자랑하는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언젠가 돈을 많이 벌었다면 한번 숙박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가난한 여행자는 겉만 훑고 지나간다.

내 언젠가 숙박해서 후기를 쓰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

왼쪽 취옥배채, 오른쪽 국립고궁박물관의 한 모습

오늘 주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이다. 건축 외관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중국 전통건축양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비 오는 날 고생하면서 방문해서 그런지 기억에 남는 건축물도 없고 느낌도 없다.

엄청 잘 정돈된 약간의 어색한 기와집도 네모한 집도 아닌 건축물만 기억에 남는다.

(이런 느낌은 우리나라 건축물에도 종종 받을 때가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끔찍한 혼종같은 느낌이다.)

뭐 내가 대만에 중국 건축, 대만 건축에 대해 공부하려 온 것은 아니기에 중요한 부분은 아니니 넘어간다.

내 목적은 대만의 자랑이라는 '취옥백채'와 '육형석'이다.

하지만 이 둘을 동시에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둘 중에 하나씩만 대중들에게 번가라 가며 공개한다.

내가 방문한 시기엔 '취옥배채'을 공개했었다.

경옥으로 배추를 조각했지만 그 안에 메뚜기와 여치를 숨겨놓았다.

배추, 메뚜기, 여치를 각각 작업하여 합친 것이 아닌 한 옥으로 조각한 것이다.

그게 뭐 어려운 거야? 조각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국보야? 이런 생각을 가지고 취옥백채를 보기 위한 줄을 섰다.

실물을 영접하기 전까지 내가 했던 생각은 굉장히 오만하며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깨닫기까진 단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우선 자연적으로 위부분은 초록색이며 아랫부분은 흰색이 경옥이 얼마나 되겠으며,

원석을 보고서 곤충과 함께 있는 배추를 만들 생각은 어떻게 했을까?

또한 가까이 가서 보면 볼수록 조각이 너무 섬세하게 잘 되어 있다.

메뚜기와 여치는 화석이 된 것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작은 부분까지 완벽하게 조각이 되어 있다.

배추는 그 식물 특유의 힘줄 같은 부분이 너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조각품을 내 앞에 두고도 홀로그램으로 보는 것 같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실물로 보는 순간 왜 국보이며 많은 사람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이 작품을 보려 오는지 단번에 이해가 됐다.

사진으로 그 영롱함과 섬세함, 그리고 무겁지만은 않은 약간의 재미까지 담기지 않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취옥배채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다음 일정들이 조금씩 밀리고 차질이 생겨버렸다.

그래도 이것 또한 여행의 재미이며 묘미이니 차질 생긴 대로 마음을 잘 다스리며 다음 장소로 다시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떠난다.

왼쪽 국립음악청, 오른쪽 중정기념당. 국립음악청 맞은 편엔 국립희극원이 있다.

중정기념당에 도착했다. 우린 정문이 아니라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했기 때문에 옆문 비슷한 곳으로 입장했다.

방문 당시 주요 행사가 있었는지 군인들부터 많은 사람들이 비 오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행사 준비에 바쁜 모습이었다.

중정기념당의 경우 장제스의 보기 위해 찾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대부분은 근위병 교대식을 보기 위해 많이 찾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저 어마 무시한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계단 개수는 89개이다.)

노약자의 배려 따윈 볼 수 없다. (이동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는 아무리 찾아도 안 보였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근위병 교대식을 보기 위해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른다.

계단 끝에 다다르면 생각보단 작은 규모의 근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교대식은 권위 있으면 근엄하게 진행된다.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에 교대식 모습을 담아가지만 결코 소란스럽거나 어수선하지 않다.

교대식만 보고 이 장소를 방문한다면 살짝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교대식은 길지 않으며 화려한 쇼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장관은 중정기념당 계단 위에서 보는 드넓은 광장의 모습이다.

대칭으로 잘 정돈된 광장 조경에 어울리지 않게 광장 곳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장관이다.

묘하게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시간이다. 나도 한국으로 돌아가면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그 일상이 전과는 다른 일상이 될 것 같다.

안개 같은 구름에 둘러싸인 타이베이명물 타이베이101타워

여전히 날은 흐리지만 타이베이 자랑 타이베이101타워에 방문했다.

낮은 비구름 때문에 타워가 더 높고 거대하게 느껴졌다. 타워의 위용을 구름이 한층 더 멋들어지게 만들어주었다.

맑은 날에 보는 타워도 세련되고 멋있겠지만 구름에 살짝 가려진 타워도 나름의 분위기가 느껴져서 좋다.

이런 것을 보면 여행하면서 날이 나쁘다고 우울해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날의 날씨에 따라 같은 장소에서도 다른 매력을 느끼고 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손은 그냥 신체기관 중 하나일 뿐인 사람의 흔한 관광지사진

그래도 사진이 이쁘게 안 나와서 속상하다면 타워 전망대 올라가기 전 내부에 큰 전광판 앞이 은근 명당이다.

낮과 밤의 모습을 한 번에 담을 수 있다니 시간 절약이다.

그림이나 꾸미는 것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면 그림 같은 배경에 어울리게 인물사진을 꾸민다면 만화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날이 흐려 전망대는 올라가지 않았지만 타워 안에서도 놀거리가 가득했다.

특히나 관광지가 몰려있는 시먼이나 타이베이중앙역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대만을 만날 수 있다.

관광지는 대만 특유의 정통적인 느낌이라면 여기는 지금 대만의 모습을 보여준다.

참고로 여기 인생샷 건질 만한 장소가 꽤 많으니 사진이 중요한 사람은 한 번쯤 방문해도 후회하지 않을 장소 같다.

맛집도 많고 편집샵도 많은 곳이지만 가격은 살짝 나가는 곳이니 쇼핑할 때는 현명한 소비 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타이베이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알찬 하루는 보내었어 호텔 침대에 누울 때는 몸이 천근만근이다.

그래도 내일은 휴식이 가득한 날이니 기대하는 마음으로 오늘 밤도 꿀잠 청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