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신중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바로 숙박시설일 것이다.
나 또한 많은 여행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가 수많은 숙박시설 중 어디로 갈지 선택하는 것이다.
이번 대만 여행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시설과 가격대에서 나에게 가장 최선으로 맞을 곳을 찾는 것에 시간을 제법 들였다.
일단 나의 조건은 간결하다.
1. 조식이 제공되는 곳
2. 창이 있는 곳 (대만은 창이 없는 객실도 많다는 소리를 들어서 이번 여행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3. 간단한 비품은 준비되어 있는 곳
위 세가지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는 안 된다.
이번 여행은 그동안 나 혼자 다닌 여행과는 조금 다른 여행이기에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는 곳보다는 호텔처럼 딱 한 객실을 우리만 쓸 수 있는 곳이어야 했다.
오히려 조건이 별로 없고 까다롭지 않다 보니 찾기가 어려웠던 점도 있었다.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선택한 숙소는 화산 1914에서 멀지 않은 FN Hotel이다.
이 호텔을 선택함에 있어서 가장 마음에 든 점은 조식이었다.
흔히 생각하는 뷔페식 조식이 아니고 나무쟁반 위에 우리만의 조식을 우리 객실로 아침마다 배달해준다.
꼭 룸서비스를 이용하여 조식을 먹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하는 서비스이다.
조식은 두 가지 형식이 있는데 시리얼과 빵이 기본인 A / 치즈와 베이글이 기본인 B가 있다.
조식의 경우 전날 프런트에 몇 시까지 무슨 조식으로 가져달라면 가져다준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객실 문 앞에 내다 놓으면 알아서 수거해간다.
음식의 맛의 경우 기존의 빵과 베이글이라서 특별하게 평가할 수는 없다. 여기서 수제로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상하던 딱 그 맛이다.
그래도 객실 내에서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어서 특별히 호캉스를 즐기려 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호캉스와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정말 한 없이 게을러져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 때문에 매일 아침 식사를 하면서 일정 조율에 갈등을 느꼈다.
객실도 두 명이 쓰기엔 충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싱글 침대 두대가 여유 있게 위치하고 작은 책상과 아담한 크기의 옷장까지 구비되어 있어서 숙소를 오랜 쓸 사람이라면 충분히 정리할 수 있는 상태이다.
또한 창이 있어서 매일 날씨 확인하기도 좋고 객실도 어둡지 않게 쓸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도심지에 있는 호텔이고 낮은 층수의 객실이다 보니 전망은 좋지 않다.
바로 옆 건물이 보이거나 고가도로가 보이는 형식이다. 전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면 이 호텔은 고려대상에서 지워야 할 것이다.
나는 많이 돌아다니는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객실의 전망은 잘 안 보는 편이라서 이게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그저 나에게 창문 밖 풍경은 그날의 날씨와 시간을 알려주는 용도로 쓰일 뿐이었다.
창문에서 특이 한 장치가 하나 있었다. 우리는 흔히 창에 블라인드나 커튼으로 빛을 조절한다.
여기는 블라인드도 없고 커튼도 없었다. 그리고 우리가 객실에 들어갔을 때 창문은 사진의 가운데 창과 같이 꽉 막힌 형태의 문으로 된 창문이었다. 그래서 사실 좀 당황했다. 해를 보려면 무조건 창을 열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며 창문을 살폈다.
그런데 웬일인가 창의 가운데 부분을 살살 돌리니 그저 나무 무늬인 줄 알았던 살들이 사실은 루버역할을 하는 블라인드였던 것이었다.
우리와는 조금 다른 인테리어라서 이 부분이 기억에 크게 남는다. 창쪽 천장에 무언가를 주렁주렁 달기 싫어하는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식의 인테리어도 좋을 것 같다.
창문에 감탄하고 다른 부분들도 구석구석 살펴보았는데 조금 어이없었던 부분도 있었다.
책상 쪽 벽에 여러 가지 형태의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는데 아무리 충천을 하여도 충천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엔 전압이 안 맞아서 그런가 싶다가도 확실히 뭔가 이상해서 콘센트 부분을 직접 살피니 황당하게도 전기설비가 안되어 있는 그냥 빈 공간에 콘센트를 설치한 것이다.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객실 내에 콘센트가 여러 군데에 있어서 무리 없이 충천은 할 수 있었지만 정말이건 왜 설치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 그냥 없으면 없는 대로 놔두면 안 되는 건가? 오히려 이런 무성의한 장식성 설비가 더 고객을 화나게 만들지 않을까? 이걸 아직도 컴플레인 거는 사람이 없는 걸까?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나도 자유로운 외국어들 구사가 안되니 그냥 컴플레인하지 않고 돌아왔다.
혹시라도 이 객실에 묵을 수 있는 사람 중 언어가 통하는 분이 있다면 이 부분은 꼭 말 좀 전해주길 바란다.
그 외에 욕실은 깔끔했다. 작은 규모의 숙박시설이지만 숙박시설의 규모에 비해서는 욕실이 큰 편인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전혀 답답하지 않았으며 서로 어색한 사이가 같이 숙박해도 욕실 사용에 큰 불편을 없을 것 같다.
다만 방음이 잘 안 되는 점은 있어서 소리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이 부분은 불편할 것 같기도 하다.
수면 중에 화장실을 자주 가는 사람이라면 화장실 앞 침대를 쓰면 딱이다. 화장실 문도 미닫이 문이라서 지나다니는 데 큰 불편은 없었다.
화산 1914와 중산역 사이에 있어서 혹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버스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첫날은 호텔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익숙해지면 중산역까지 걸어다는 것이 오래 걸리거나 어렵지는 않다.
오히려 역에서 거리가 있다 보니 걸어 다니도 하고 자전거 타고 다니기도 하면서 대만의 일반적인 거리의 모습을 더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어떠한 상황이든 좋은 점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면 좋았던 느낌으로 남아 여행의 기억을 조금 더 풍부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비행기타고 > 19 TAIW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만여행]옥색 온천에서 도심 불빛까지! 5일차 (0) | 2022.02.03 |
---|---|
[대만여행]타이베이의 중심부에서! 4일차 (0) | 2021.02.19 |
[대만여행]한국과 묘하게 다른 대만의 정원을 만나다! 3일차 (0) | 2020.06.18 |
[대만여행]내가 알던 대만을 만나다! 2일차 (0) | 2020.04.16 |
[대만여행]가자! 미식의 나라로! 1일차 (0) | 2020.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