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선택했나?
내 인생에서 없을 줄 알았던 출산을 경험한지도 어느덧 50일이 지나고 있다.
임신 사실을 알고 가장 먼저 준비했던 것은 산후조리원 예약이었다.
우선 나는 4주 정도 조리를 하고 싶었다.
솔직히 2주 가지고는 몸도 제대로 회복될 것 같지도 않았고 육아에 자신도 없었기에 4주 정도 조리원에서 지내면서 육아를 준비하고 싶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리원은 2주 정도만 이용이 가능하며 길어야 3주 정도밖에 머물 수 없다. 그러나 디어맘조리원은 최장 4주(한 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고민 없이 결정하게 되었다.
기간만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아니다. 디어맘조리원의 경우 인덕원역과도 가깝고 동편마을 입구 부근에 위치해 있어서 주변 상권도 어느 정도 있는 곳이었다. 무엇보다도 남편 출퇴근길에 디어맘조리원을 자연스럽게 지나치게 되어 있다는 점도 선택에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다.
그리고 여기에 힘을 실어준 것은 지인의 생생한 후기였다. 지인도 같은 곳에서 산후조리를 하였는데 여기 조리원의 마사지가 정말 최고라며 이 조리원을 이용할 거라면 마사지는 꼭 매일매일 받으라고 강조를 했다. 평소에 추천을 잘 안 하던 지인이었기에 나의 선택에 더 이상 고민 없이 디어맘산후조리원에서 산후조리를 하기로 결정했다.
시설 소개
디어맘산후조리원은 1인 1실을 제공하다.
기본적으로 모든 방은 한 면이 다 창문이다. 조리원 위로는 오피스텔이라서 오피스텔 창문을 생각하면 된다.
조리원 옆에 조그마한 공원이 있기 때문에 소음 걱정은 별로 없다.
조리원 뒤편도 음식점이 있긴 하지만 코로나의 여파 때문인지 지내면서 시끄럽다고 느낀 적은 없다.
배정된 방이 두 면이 창으로 되어 있어서 낮시간엔 햇빛이 충분히 들어오면서 굉장히 방이 밝았다.
단점으로는 여름엔 더울 수 있다는 정도 되겠다.
공기청정기와 이온 음파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 미세먼지 걱정을 어느 정도는 덜어놓을 수 있다. 또한 매일 아침마다 청소를 해주시기 때문에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다. (청소 시 화장대 위는 제외이다. 이는 분실을 방지하기 위해라고 추측해본다.)
빨래 경우 제공된 아기 빨래망과 산모 빨래망에 빨래 거리를 담아 매일 빨래실에 마련된 빨래통에 넣어주면 당일이나 다음날 각 실로 세탁해서 가져다주신다. 건조는 방에 있는 건조대에 하면 된다.
산모복 경우 오전에 방으로 새로운 산모복 한벌을 가져다 주신다.가져다주신다. 그러나 더 필요하다면 청소해주는 분께 요청하면 더 가져다주신다.
헤어드라이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따로 챙겨갈 필요는 없다. 산후조리할 때 젖은 머리는 꼭 따뜻한 바람으로 말려야 하기 때문에 헤어드라이기는 필수이다. 그러나 여름 아이일 경우 간혹 찬바람으로 머리를 말리는 사람이 있는데 이건 정말 하면 안 된다. 차라리 자연건조를 해라.
옷걸이도 넉넉하게 제공되나 특히 조리원 밖에 외출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옷걸이가 남는다.
개인 침실에서 제공하는 물품으로는 아기침대 및 수유쿠션, 빨래건조대, 회음부 방석 등이 있다. 제공되는 수유쿠션으로 수유를 해도 되지만 개인적으로 D형 수유쿠션이 수유할 때 편한 것 같아서 따로 챙겨 와서 사용했다. 회음부 방석은 회음부가 아물고 나면 쓸 일이 없으나 장기간 조리원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자연 분만한 산모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다. 병원에서 조리원까지 올 때만 잘 온다면 회음부 방석을 따로 사진 않아도 된다. 필자의 경우는 이동 시 목베개를 사용했다.
자연분만을 한다면 가장 중요하고 할 수 있는 좌욕 시설은 개인 좌욕기가 마련되어 있어서 편한 시간에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만약 좌욕으로 만족하기 어렵다면 건식 반신욕 시설이 따로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은 이것으로 채우면 되겠다.
샤워시설의 수압도 너무 세지 않아서 무리 없이 샤워도 가능하다. 단, 개인위생용품은 일절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따로 챙겨가야 한다.
코로나의 여파가 아니었다면 공용공간에서 많은 프로그램들이 진행이 되었겠지만 지금은 소아과 의사의 회진, 신생아 사진 촬영 말고는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없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조리원이 많이 조용하고 차분하다. 정말 들리는 소리라고는 모자 동실하는 아기의 울음소리밖에 없는 듯하다. 어서 코로나가 지나가서 이 넓은 공간에 행복한 가족들의 모습의 가득 차길 바라본다.
식사는 공동식사로 뷔페식이다. 아침, 점심, 저녁은 뷔페식으로 제공되며 오전, 오후 1 회식 간식은 각 방으로 가져다주신다. 저녁 식사 후 죽이 제공되지만 자율적으로 먹을 수 있는 형식이다.
오전 간식은 주로 직접 갈아 만든 과일음료 위주이다. 오후 간식은 과일, 빵 종류로 배를 어느 정도 채울 수 있는 음식으로 가져다주신다.
혹시나 마사지 시간과 식사나 간식 시간이 겹친다면 따로 챙겨주시니 식사에 대한 걱정은 편식하는 자기 자신의 입맛만 걱정하면 된다.
죽은 흑임자, 호박, 전복 등 다양한 종류가 번갈아가면서 나오며 자율배식이다 보니 죽을 방으로 가져가서 쉬면서 편하게 마음껏 먹을 수 있다. 혹여나 저녁에 죽 먹고 자면 산후 다이어트에 나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절대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조리원에 있는 시기는 몸무게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가 아니라 몸의 회복에 원 힘과 정신을 기울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잘 챙겨 먹고 더 먹을 수 있으면 더 먹길 바란다.
식단은 하루에 필요한 영양분으로 잘 나오는 편이며 고기를 이용한 요리와 나물, 두부 등을 이용한 요리는 항상 제공된다.
미역국은 소고기, 황태 등 속재료가 바뀌어서 나와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하신다. 또한 계속 미역국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시래깃국이 나오기도 하고 뭇국, 맑은 된장국 등도 먹을 수 있다.
신생아실은 24시간 개방되어 있으며 각 아이당 모니터 할 수 있는 카메라가 달려있다. 어플로 양가 조부모와 부모는 충분히 볼 수 있으니 어른들의 연락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또한 신생아실에서는 아기만 돌봐주는 것은 아니다. 유선염이나 열이 나는 산모의 경우 신생아실에 요청하면 열도 수시로 확인해주시며 가슴 얼음팩 등을 제공해준다.
디어맘조리원의 경우 선생님 한 명당 돌보는 아기는 최대 4명이다. 그래서 아기가 많이 늘어나면 선생님이 3명 이상 근무하실 때도 종종 있다.
마사지 후기
디어맘산후조리원을 선택한 이유 중 중요한 요소였던 마사지. 임신하기 전부터 오일 마사지 등을 좋아하기도 했고 가끔씩 해봤기 때문에 마시지 받는 것을 살짝 기대하기도 했다. 특히 지인이 여기 마사지가 좋기로 유명하고 자기도 좋았다고 말해주어서 더욱 디어맘으로 선택했다.
우선 마사지실은 조리원 내에 위치해 있다. 침대는 두 개로 한 시간에서 한시간 반 단위로 마사지가 진행된다. 그 외로는 파라벤이 있어서 손가락이 붓기가 있다거나 혈액순환이 잘 안될 때 수시로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정말로 마사지 후기는 결제한 돈이 안 아깝다였다. 필자는 오일 마사지 이외의 마사지엔 약간의 트라우마가 있어서 잘 받지 못하는 편이고 오일 마사지도 정말 약하게 받는 사람인데 마사지사님이 이런 요구를 잘 이해하시고 마사지해주셨다. 특히나 건식 마사지는 정말 무서워하는 편인데 한번 시범 삼아 받아보았을 때는 건식 마사지의 신세계를 경험했다. 조리원의 다른 산모님은 아주 강한 악력을 좋아하셨는데 그분도 마사지만큼은 마음에 들어하신 걸 보면 확실히 산모의 상태에 맞추어서 마사지를 잘하시는 것 같다.
가슴 마사지도 매일 받아서 덕분에 모유 양도 확실히 잘 늘고 가슴도 항상 말랑말랑하게 유지되었다.
퇴실을 며칠 안 남겨둔 시점에서 유선염이 와서 열이 40도 가까이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신경 써서 가슴 마사지를 해주셨는데 신기하게도 다음날 가슴이 정말 언제 아펐냐는 듯이 돌아오기도 했었다.
가슴 마사지의 경우는 특별히 결제하지 않아도 조리원을 이용하면 언제든지 요청하여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단, 마사지 예약이 없는 시간대만 가능해서 원한다고 바로 받는 것은 아니다. 시간 조율이 필요하다.)
정말 마사지만큼은 4주 내내 큰돈을 내고 받은 값을 제대로 했다. 남편 조차 얼굴이 뽀해졌다고 마사지 대박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4주간의 이용후기
약 한 달(4주) 조리하면서 좋았던 점은 정말 나에게 신경 써준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4주 조리기간 중 처음 2주는 유동식만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식사시간에도 미역 국물만 먹고 간식은 음료만 먹었다. 조리실 요리사분은 이런 내가 신경 쓰이셨는지 오후 간식시간 때 빵 대신 두유를 2-3개 더 주시곤 했다. 또한 조리원 원장님 경우 입소할 때 바나나 같이 아주 부드러운 음식물만 조금 먹을 수 있다고 말했는데 그걸 기억하시곤 다음날 오후에 식사도 제대로 못한다면서 바나나를 한 묶음 사서 가져다주셨다. 이후로도 종종 바나나를 따로 챙겨주셨다.
필자의 경우는 모유수유를 하기로 결정했기에 유축과 수유 콜을 열심히 받았다. 모유수유를 하겠다는 뜻을 신생아실에 전달하면 수유콜 할 때마다 원장님이 오셔서 수유자세를 봐주시거나 수유를 도와주신다. 하지만 모유수유를 안 하겠다는 산모에게는 이런 분위기가 은근히 압박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실제로 처음부터 완분을 원하시는 산모님이 모유수유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하셨다.)
그래도 초반이라도 모유수유를 하실 계획이 있으신 분이라면 분명히 여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사지사 분도 모유수유를 잘할 수 있게 가슴 마사지의 초점도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모유가 초반부터 잘 나오는 엄마였으면 좋겠지만 정말 초유는 거짓말 하나도 안 하고 겨우 짜내서 20ml 좀 안되게 나왔다.
그때의 절망적이고 앞으로 내가 모유수유를 할 수 있을까라는 막막함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러나 가슴 마사지 열심히 받고 유축기로 열심히 유축하다 보니 넉넉하게 모유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부족하지 않게는 나와서 안심이었다.
디어맘는 유축기를 스펙트라를 쓴다. 가장 널리 쓰이는 유축기이니 따로 설명은 생략하겠다.
사람에 따라서는 유축기가 정말 괴로운 사람도 있다. 내가 그 경우였는데 3 주차되니 정말 유축기의 가장 낮은 압력으로 유축해도 유두가 너무나 아팠다. 최고의 방법은 아기가 먹어주는 것인데 우리 아기는 내걸 잘 안 먹었다. (원인은 유두혼동이었다는 걸 아주 나중에 알았다.)
그래서 유축하는 시간의 텀이 길어지다 보니 유선염이 와서 후반에 살짝 고생하긴 했지만 앞서 언급했다시피 신생아실 선생님, 원장님, 마사지사분 등 많은 분들이 신경 써주셨서 2-3일 아프고 잘 마무리되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디어맘에서 4주 산후조리를 선택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를 낳아도 다시 여기서 산후조리할 생각이다. 실제로도 둘째, 셋째인 분들도 많이 지내셨다.
'일하고 > 가계부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2.7]행복저금통은 돈이 안 들잖아요. (0) | 2022.02.07 |
---|---|
[22.2.6]체중감량 시작 (0) | 2022.02.06 |
[21.2.2]구체화된 목표세우기 - 자기계발편(만다라트표) (0) | 2022.02.02 |
[21.2.1]구체화된 목표세우기 - 경제편(만다라트표) (0) | 2022.02.01 |
[21.1.31]가계부일기 첫 글이라면 역시 계획부터지! (0) | 2022.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