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문학책은 아무래도 많이 접해보지 못했다. 일본 소설은 많이 볼 수 있는데 반해 아직까진 중국 문화를 바로 접하기는 쉽지 않는 듯하다. (물론 삼국지같은 고전은 예외이다.)
그나마 내가 알고 있는 중국이라고 하면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 중국에서 보낸 7살 시절과 대만 드라마 한두편이 전부이다.
이 책을 읽기전까지는 그래도 중국 문화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참으로 큰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인정해야 한다. 나는 사실 중국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는 것을.
역사적으로도 아는 것이 없다. 그 유명한 마오쩌둥도 이름만 알고 그가 행했다는 문화대혁명이 정확히 무슨 정책이였는지 조차 모른다.
이런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만난 중국 소설은 나에게 이제까지완 조금 다른 느낌을 안겨주었다.
일단 등장인물의 이름부터가 익숙하지 않다. (중국에선 이름은 있지만 부르때는 같은 글자를 반복해서 부른다. 예를 들면 상차이라는 이름이 있지만 부를 때는 상상이라고 부른다.)
일본이름은 드라마든 연예인이든 소설이든 익숙한데 비해 모든 이름이 참 낮설게 느껴진다.
그리고 배경이 묘하게 다른 느낌이다. 빨간 대문은 90년에서 2000년대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읽다보면 자꾸 우리나라의 70년대 시골같은 느낌을 받는다.
마을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은 도시로 나가서 해결하려고 하는데 도시는 또 내가 생각한 70년대가 아닌 현재처럼 느껴져서 꼭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이동을 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이 마을이 신비한 곳에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져 들게한다.
그리고 확실히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간극이 느껴진다. 물론 중국이 경제개혁을 했기때문에 완전히 다른 느낌은 아니지만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지겁 느껴서 비교해본적이 없는 나로써는 작은 차이도 금방 알아차리게된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문화권이 아니라서 그런지 내 어린 시절에 느껴던 감정은 비슷하다.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어린이들은 걱정도 없고 감정의 변화도 크지 않고 많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고 착각하게 되는데 이게 우리의 망각이라는 것을 새삼 일깨워 주는 책이다.
빨간 대문은 중국의 평범한 마을이 배경이다. 여기에 주인공 상상과 그 마을 사람들(주로 상상의 친구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솔직히 상상은 별로였다. 내가 상상 같아서 그랬는지 모라도 속이 참 깊은 아이인것 같지만 여튼 난 별로였다.
하지만 상상이 중인공이라고 처음부터 끝까지 상상 중심의 이야기는 아니다.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상상 친구인 두샤오캉의 이야기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나이의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가 왠지 모르게 뭉클하면서도 대견하고 지금쯤 그 아이들은 나와 비슷한 또래일텐데 '그 애들은 지금 중국에서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역시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진짜 나쁜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것까지.
그들 역시 나름의 사정을 가지고 그렇게 행동 할 수도 있겠구나(물론 범죄자는 예외)라면서 다시 한번 역지사지하는 시간을 아주 짧게나마 해 보았다.
빨간 대문은 중국을 알 수 있게해준 진짜 빨간 대문이라 생각한다.(지금 생각하니 빨간색은 너무 중국스럽다.)
아직은 중국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지만 다양한 민족이 모여있는 만큼 문학에서도 많은 다양성을 만나보길 기대한다.
(한족이 아니고서야 책을 내는 것이 어렵겠지만 그래도 한족 중에서도 다양함을 담아내는 작가가 한명쯤은 있겠지)
책을 읽고 할 일
- 중국 친구에게 빨간대문의 내용 말해주고 의견 들어보기
-다른 중국 소설도 찾아서 읽어보자!(생각보다 일본소설보다는 중국소설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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