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선택한 이유?
- 내 주변에 인문학과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특히 대부분 이공계 관련 직업군이다. 그러나 미디어는 사회는 인문학을 배워야 하고 인문학 정도는 기본 소양으로 취급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 나도 조급해져 갔다. 인문학을 모르는 것은 왜진 모르게 창피한 일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 자신은 물론이요 주변의 인간관계에서 인문학에 대해 조언을 구할 사람이 없었다. 인문학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나는 난감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니 답답하기만 했다. 그러던 중 '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라는 책의 제목이 이목을 끌었다. 제목에서부터 무겁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 같았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읽어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감상평
- 책을 전부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나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했다는 점이다. 나는 정말 유럽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하긴 한국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남의 나라 역사라고 알턱이 있나. 게다가 가장 큰 문제점은 그리스 신화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데 꽤 애를 먹었다. 로마는 그리스 로마 신화가 바탕이 되는 도시인데 이 도시의 기초적인 문화배경이 머릿속에 전혀 없어서 책을 2/3밖에 이해하지 못했다. 문장이나 문단을 이해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어떤 인물이고 무슨 시대인지 이해가 가지 않으니 상상하는데 한계가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작가가 의도한 것보다 적게 상상하고 정보를 받아 들었다. 확실히 이런 것을 보려면 어느 정도 역사적 지식은 있어야 하나 보다. 전에 읽었던 '조선왕조실톡'은 이 책만큼 상상을 못 하거나 누군지 몰라서 답답하거나 이해가 안 간 경우는 없었다. 오히려 우리나라 역사이다 보니 상상도 잘 되고 공감도 잘 갔는데 이 책은 조금 이질적으로 느꼈던 부분이 많았다. 특히 의상 부분의 경우 삽화가 없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의상을 입은 역사가 없어서 묘사만 읽고 머릿속에서 그려내기엔 나의 능력이 너무 부족하다. 하지만 로마의 역사적 지식이 어느 정도는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엄청 재미있게 읽었을지도 모른다.
각 한 시간마다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알게 모르게 서로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지금 현실에서도 벌어질 법한 재미있는 사건들이 나오기도 한다. 책을 읽다 보면 동서양 심지어 시간을 넘어서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나 직업이 무엇이든 예나 지금이나 모든 노동자들은 불만이 많이 있으며 편안히 사는 것과 돈이 많은 부자가 되길 바라는 것이 너무나도 공감되었다. 그리고 로마의 시대에도 직업군이 매우 다양해서 의외였다.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면 로마에서만 있는 직업군이 아니라 직업의 방식이 바뀌어서 아직도 존재하는 직업들이 많은 것 같다. 한 예로 책에 검투사가 나온다. 그 시대엔 유일한 오락거리였을지도 모를 검투 경기를 하면 돈을 버는 직업이다. 그런데 오락거리가 넘쳐나는 지금도 검투사처럼 오락을 위해 자신의 싸움실력을 갈고닦으며 돈을 버는 UFC 선수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로마나 지금 우리 사회는 본질적으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 지금은 기계의 도움으로 조금 더 생활이 편리해진 것뿐이지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없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분명하게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왜 야하면 로마시대나 4차 산업혁명 이전의 시대는 시공간의 구분이 물리적으로 분명하기 때문에 새로운 직업의 출현이나 사라지는 직업이 대단히 제한적으로 일어났고 생각한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은 시공간의 구분이 불명확한 산업혁명이기 때문에 직업의 보이는 형태만 진화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직업의 근본부터 변화된 직업군들이 출연할 것이다. 그 가장 큰 예시가 유튜버가 아닐까 싶다. 유튜버는 로마시대에 빗대어 표현할 직업군이 있을까?
'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는 단순히 로마시대로 시간여행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시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 문화생활을 통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은 어떤지 비교하면서 내가 살아가야 할 앞으로의 시간들을 나름대로 예측해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비록 로마시대, 유럽의 근본인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잘 몰라서 책을 읽는 중간에 이해가 잘 안 가고 상상이 안 되어 답답하고 나 자신에게 실망도 했지만 오히려 이번 일을 계기로 로마 역사와 우리 역사, 나아가 관심 있는 나라의 역사를 알고 싶다는 의욕을 불어넣을 수 있어서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장면)은?
- 엄밀히 말해 로마력 교육은 하루 열두 시간씩 매일 진행되어야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교육열은 대단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생각하는 교육은 항상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는 듯하다. 그리고 언제나 학업은 학생들에게나 학부모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어느 시대가 되어야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이 일루어질 수 있을까?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 인문학이라고 하면 항상 머리부터 아픈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유럽 역사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도 제대로 모르는 저도 큰 어려움 없이 읽었습니다. 도전하기에 만만합니다. 일단 도전해보세요.
역사적 사건 나열보다 야사를 더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도 적극 추천합니다. 신화나 로마 역사를 알고 계신다면 저보다 더 재미있게 술술 읽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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