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선택한 이유?
- SNS가 기본인 세상에 누군가를 훔쳐보는 것은 일상이다. 어디까지가 허용 범위이고 범죄인지 오묘하다. '훔쳐보는 여자'라는 제목을 봤을 땐 뜻하지 않게 범죄에 휘말린 여자의 이야기일까? 흔한 연애사를 다룬 이야기일까? 아니면 내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일까? 하는 궁금증이 밀려들어왔다. 과연 여자의 훔쳐보기는 그저 그런 행위로 끝이 날지 범죄가 될지? 행운이 될지? 책 끝을 접다의 영업에 이번에도 넘어갔으니 지금부터 열심히 읽어보자!
감상평
- 이 소설은 기승전결에서 기승부분이 꽤나 길다. 그러나 기승 부분이 재미없거나 지루하지 않다. 왜 야하면 타인의 인스타그램을 잔잔한 글로 보는 느낌이 들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간단하게 이 책의 구성은 데프니와 오텀의 시각이 번갈아 가면서 나온다. 기본 설정은 오텀이 데프니의 인스타를 팔로우한 사람 중 한명이다. 책 끝을 접다의 영업 글을 보셨다면 다들 알겠지만 오텀은 완벽한 가족 속 안에서 자신이 입양 보낸 딸이 자라길 바란다. 맞벌이 가족 말고 정말 인자하고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부유한 집에서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지만 자신이 딸이 어떻게 자라는지도 알고 싶은 조금은 욕심 같은 소망? 욕망이 있어서 데프니를 팔로우해서 그들을 인스타를 통해 지켜본다. 데프니 또한 인스타의 인플루언서들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돈 잘 버는 남편과 한없이 귀여운 자녀들 그리고 완벽하게 보이는 가족 간의 관계. 이러한 설정은 인스타 현실에서 특별하지 못해 흔하디 흔하다. 그래도 우리는 오텀과 같이 혹은 데프니와 같이 인스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보여주기 위해서 혹은 보고 싶어서.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소설인 것을 알고 읽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에세이를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다. 너무나도 나의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전혀 소설 같지 않다. (나는 sns를 하지 않기 때문에 몰입감이 조금은 떨어질 수도 있다.)
데프니와 오텀의 관점이 번갈아 전개되는 것은 오히려 이 소설을 다른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게해주는 장치인 것 같다. 대부분의 소설은 주인공의 감정에 동화되어 흔히 이야기하는 악역과 조연 등을 구분 지어 그 등장인물들을 주인공 입장에서 판단하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소설은 읽다 보면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굉장히 모든 인물들이 입체적이다. 마냥 착한 인물도 없고 끝없이 나쁜 인물도 없다. 각자의 위치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선택을 하며 누가 말해도 이상하지 않는 말을 하고 있다. 단지 그 말들과 행동이 각 인물마다 받아들이는 게 다르고 느끼는 게 다를 뿐이다.
정말 오랜만에 입체적인 인물로 구성된 잘 써진 소설책을 읽었다. 그리고 솔직히 성격 상 왠만하면 영화든 드라마든 소설이든 같은 작품을 두 번 이상 읽지 않는다. 왜 야하면 이미 내용을 다 아는데 굳이?라는 마음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처음으로 다시 한번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왜 야하면 두 번째 읽을 때는 내가 처음 읽었을 때 생각하고 느꼈던 등장인물들에 대한 감정이 전혀 다르게 느껴질 것 같아서 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사소하게 넘겼던 행동이나 말들이 단순히 넘길만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정말인지 흔하디 흔한 주제와 설정들이 난무한다. 그러나 작가가 그것들을 가지고 만들어낸 작품은 결코 평범하거나 흔한 것이 아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가 결코 가볍게만 남지 않을 소설이다. 정말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느끼려면 최소 두 번은 읽어야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장면)은?
- "밖으로 나가면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야. 오예!"
이 문장이 이 책의 본질을 가장 잘 들어낸다고 생각하다. 우리는 어떤 모습이라도 될 수 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 SNS에 심적으로 지치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 같은 소설이지만 SNS로 상처 받은 마음을 어느 정도 위로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여러분의 계정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소재를 던겨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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