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끼고/생각의 방

[조선자본주의 공화국]북한의 변화를 두려워말라!

by 쟁(Jeng) 2020. 5. 21.

이 책을 선택한 이유?

- 왜 '조선 자본주의 공화국'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면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첫 번째, 표지가 굉장히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스럽게 디자인되어있다. 그 점이 일단 수많은 책들 중에서 내 눈에 띄었다. 화려한 원색의 배치과 조화로움은 나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두 번째는 당시 나는 북한이 매우 궁금했다. 내가 알고 있던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본 북한이 아닌 다른 모습의 북한에 대한 호기심이 대단했다. 그래서 북한에 대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외국인들의 눈이 필요했다. 물론 대한민국 국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너무 많아 보인다.

이 두 가지 요소가 내가 이 책을 읽게 하는 원인이 되었다.

 

감상평

- 우선 역사에 취약하거나 경제적 지식이 없다면 이 책을 읽기가 상당히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다. 왜 야하면 정치와 경제는 내가 싫어한다고 해도 한 몸처럼 사회에서 작동된다. 우리나라도 정치의 이해관계나 집권여당에 따라 경기정책이 변화되곤 한다. 그것은 꽤나 나와 상관없이 느껴지지만 현실에서는 매우 밀접하고 상당히 많은 영향을 나에게 행사한다. 이건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와 상관없다. 북한도 북한의 역사에 맞춰서 경제가 변화되곤 했다. 그것이 북한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먹고사는 문제이니 매우 긴밀하게 변화되고 주민들은 거기에 맞춰 적응했을 것이다.

일단 나는 북한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알고 있는 것이라곤 최고지도자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과 97년에 대기근으로 인해 북한도 엄청 어려웠다는 점이다. 그 외에 북한의 체제가 어떤 식으로 작동되어 국가를 운영하는지 하다못해 북한의 지명들 조차 평양, 개성 이 두 곳 밖에 몰랐다. 최근에서야 경제 자유지역으로 지정된 신의주, 나진 정도를 더 들어봤을 뿐이다. 가장 북한과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가장 북한에 대해 모르고 살았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나는 북한이 중국의 작은 시골마을쯤 되는 경제 수준으로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평양이나 잘 사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놓고 실상은 모두들 굶어 죽기 일보직전으로 살 거라고 막연히 상상해왔다.

하지만 요 근래 북한 관련 서적을 몇 권 읽다 보니 나의 생각은 참으로도 오만하고 무지하기 짝이 없다. 

북한도 대북 경제제재 속에서도 그들만의 과학과 기술 그리고 시장경제가 활발하게 사회에서 작동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스마트폰에 비해서는 기능이 확실히 떨어지면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이 필수가 되어 가고 있으며 시장원리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에게는 장마당이라는 철저하게 시장원리로 돌아가는 시장이 생활과 아주 밀접해있다. 겉으로 보이는 북한 사회는 아직도 공산주의이며 경제 또한 시장주의에서 멀게만 위치해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97년 대기근을 겪으면서 장마당이라 불리는 곳에서 자유시장체제에 익숙해져 있다. 이것은 북한이 궁극적으로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은 모습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싶어 하는 표시로 나는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경제사정은 날로 좋아진다고 종종 뉴스에 나오곤 한다.(정확한 자료를 찾는 것이 어려우므로 이것이 가짜 뉴스인지 판단은 각자 하시길 바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생각했던 부분은 정말로 빠른 시일에 통일이 된다면 내가 학창시설 생각했던 것만큼 독일의 사례처럼 우리가 엄청난 대가를 치르는 게 맞을까?라는 점이다. 물론 지금의 우리보다 서독과 동독의 왕래가 좋았던 독일은 아직도 경제적인 부분에서 옛 서독과 동독의 경제적 격차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정말 통일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정말 우리에게 이익이 하나도 없는 것일까? 그리고 자본주의를 경험하지 못한 북한과 우리는 통일 초기에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겪게 될까? 솔직히 이야기하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는 덜 혼란스럽고 더 많은 이익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야하면 이 책에서는 이미 자본주의 체제로 돌아가는 장마당은 북한 사회에서는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불법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북한 당국도 장마당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는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체제와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또한 북한의 그러한 관리체계가 굉장히 구시대적이지 않아 보인다. 책에 따르면 북한도 전자등록제를 시행한다. 그러면 만약 통일된다 하더라도 시스템에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이 책 한 권으로 북한의 경제 사회를 다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한 번 읽는다면 다른 시각으로 북한의 경제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정말로 김정은과 북한은 절대 악이며 북한 경제는 파탄날 지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점을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보고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것 또한 서방인들의 눈을 통해서 바라본 북한 사회이다. 최대한 작가들이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했겠지만 서방의 관점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정말 기회만 된다면 우리의 눈으로 북한 사회를 바라본 책이 나오길 바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장면)은?

- 일부 대형 시장은 사실상의 전자등록제를 갖췄다.(2013년 추정)

나는 정말로 북한은 스마트폰이나 전자금융 같은 시스템은 전무후무하거나 아주 기초적인 것만 간신히 갖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보다 북한은 21세기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합류해 있으며 자신들의 체제에 적극적으로 이용할 줄 아는 사회였다. 이는 오히려 지금 일본(일본의 갈라파고스화를 생각해보아라.)보다도 어느 부분은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 김정은이 마음만 바꾸어 세계에 북한을 더 개방한다며 정말 중국, 베트남 보다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물론 인구수나 자원에서 밀리겠지만)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 북한의 색다른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나 김 씨 일가의 경제정책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솔직히 이 책은 가벼운 마음으로 가볍게 읽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왜 야하면 기본적인 북한 관련 역사를 알아야 하며 경제체제의 원리를 조금이라도 알아야 책이 쉽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북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로운 생각들과 고민거리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