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한복을 맞추고 시간이 없어서 못 입다가 더 이상 미루면 또다시 한계절을 더 기다려야할 것 같아서 없는 시간 없는 체력 미리 당겨서 한복 개시하여 경복궁으로 향했다.
가는 길은 험하기 그지 없었다.
버스 타고 가는데 어떤 아기가 내 한복이 탐이 났는지 옷을 꼭 쥐고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정류장에서 내리다가 옷이 그만 찢어져버렸다 ㅠ
급한대로 편의점가서 반지고리에 있는 옷핀으로 고정하고 다시 경복궁으로....
(제발 아기가 사고 친거는 이해합니다. 아기니깐요 하지만 보호자는 상대방에게 적어도 사과는 해야지요)
경복궁으로 바로 가지 않고 한복에 어울리는 이쁜 머리 하려 '삼삼오오'로 갔다.
굳이 한복을 빌리지 않고 여기서는 머리만 할 수 있다고 해서 오천원인가 지불하고 머리만 함
그런데 너무 이쁜 머리를 해주심 ㅠㅅㅠ
댕기색도 고를 수 있는데 노랑이로 추천해주신 색이 진짜 찰떡같이 한복이랑 잘 맞아서 머리가 더 빛이 나는 듯 하다.
누가 뒷태를 볼까 싶지만 그래도 뒷태라도 이뻐야 기분전환도 되고 룰루랄라 신이나서 돌아다니지 않을까 싶다.
다시 한번 이쁜 머리 짱짱임 ㅠ
머리 감상에 빠져있지만 생리적 현상을 어쩔 수 없는듯 하다.
머리를 다하고 나니 배고파서 일단 먹고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근처 국수집으로 들어가서 시원하게 잔치국수 한그릇 시작
한복입고 혼자와서 먹는것이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난 그런거 모르는 아이니깐 괜찮음ㅎㅎㅎㅎㅎ
그리고 근처에 한복대여점이 많아서 한복 입은 사람 천지임
물론 내가 밥먹을때 경찰 신입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밥 먹어서 조금 아주 조금 신경쓰였지만 국수 맛있어서 다 잊어버림
사실 경복궁을 오려고 했던 이유는 한복을 개시하고 싶어서도 있지만 이때만 하는 행사인 궁궐호위군 사열의식 '첩종'을 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머리하고 밥 먹으라 지각해서 일단 덕수궁으로 발길를 돌림
덕수궁으로 발길을 돌린 이유는 경복궁에서 가까이 있고 경복궁보다 더 운치가 있다고 느끼는 궁일 뿐만 아니라 덕수궁에서도 행사를 했는데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를 관람 할 수도 있어서였다.
덕수궁의 정관헌의 내부는 한번도 들어가본 적이 없어서 이번 행사로 내부를 꼭 구경하고 싶어서 일부러 날짜를 맞추어 무리하게 한복입고 나들이를 나왔다.
하지만 경수궁은 이미 늦고 덕수궁은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게다가 날씨는 비.
남은 방법은 하나 언제나 들어도 새로운 궁해설
머리속에 지우개가 있는건지 항상 방문할때마다 듣는 해설이지만 들을 때 마다 너무 새롭다. ㅎㅅㅎ
해설 듣고 이리저리 조금 돌아다니다 보니 입장줄이 늘어나있다.
나도 얼른 가서 줄서서 입장!
다행이 좋은 자리에 착석 할 수 있었다.
해설가? 변사? 뭐 이런 역할로 유명한 분이라는 사람이 등장
KBS '그날'에서 얼굴보던 사람, 이름만 알고 있던 명강사 '최태성'이란다.
처음으로 얼굴과 이름이 매치된 순간!!!
아! 저 사람이 그 최태성이였구나. 나도 참 어지간히 이름과 얼굴 일치 못 시킴을 느끼면서 관람 시작!
정말로 내가 외국 중요인사된 것 처럼 모든 의식을 철저하게 재연해준다.
재연배우들도 한국어로 재연하지 않고 외국공사는 자기네 나라말로 이야기하고 진짜로 옆에서 한국말로 통역해서 왕에게 보고한다.
그래서인지 더욱더 실감나고 조선시대에는 어떻게 외국어를 배웠는지 노하우가 궁금하기도 하다.
(최초의 외국어학교와 외국어교재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으나 진짜 최초로 외국어 번역은 어찌 이루어졌는지 궁금하고 신기하다.)
접견식을 다 보고나서도 아직 첩종할 시간은 멀었다.
그래서 비오는 날이지만 역시 관광은 계속되어야한다.
최초의 석조궁.... 이젠 내부도 재연해서 인터넷에서 신청하면 관람가능이라니 다시 한복입고 찾아오리라.
비오는 날은 비오는 날대로 한옥에 새로운 분위기가 나타난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있지만 무겁지 않은 느낌이 있는데 그게 사진엔 잘 표현이 안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ㅠ
외국인들이 한복 이쁘다고 칭찬과 같이 사진 찍자고 제안이 많았다.
나도 외국에서 그 나라 전통의상 입으신 분들 보면 사진 찍고 싶어하는 마음 잘 알기에
웃으면서 찍어주었지만 사람이 많이 없어서 다행이지 날 좋고 사람 많았으면 돈 받고 찍어서 부자 될뻔한 수준이었다.
(아무래도 빌려입은 한복과는 다른 한복이라서 더 눈길을 끌었는지 모르겠다.)
이제 경복궁가서 첩종을 관람해야하는데 생각보다 첩종은 움직임도 많고 관람객도 자유로이 관람할 수 있는 분위기라서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남기기 어려웠다.
서있는 내내 난 중국어와 인도어? 만 들었다. 한국이지만 한국어가 안 들림 ㅠ
나의 사랑스런 한복은 여기서도 인기 폭발!!
하지만 경복궁은 진짜 비가 와도 관광객이 너무 많이 있어서 사진 찍자는 말에 싫다는 말만하고 내 체력적 한계때문에 도망치다시피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머리장식 반납해야해서 머리 푸는데 이쁜 내 머리가 풀려가니 너무 아까웠다ㅠㅅㅠ
남의 손 아니면 난 꾸미질 못하는 사람 ㅠ 그래도 하루 나들이치곤 알차고 이뻐서 만족은 한다.
비와도 역시 한복과 궁은 운치가 짱짱임!!!
그리고 역시 하루의 마무리는 먹는거다.
고기는 인생의 진리이기때문에 큐브스테이크와 쌀쌀한 날씨덕에 그린티라떼 한잔!
(역시 스테이크는 큐브는 아니다. 배고프니깐 먹지 다시는 큐브 스테이크는 안 사먹을 것 같다.)
또 언제 갈지 모르는 나들이가 이렇게 끝나니 다음 나들이만을 바라보면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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