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귀여운 제목과는 다른 느낌으로 우리를 당황시키는 소설
하지만 그 느낌이 진정한 14살의 모습같은 소설이다.
14살의 어린 소녀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는 어디까지 일까?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어른으로서 이 책을 읽는 순간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과 복잡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과연 나의 14살은 어땠나? 나의 14살은 평탄하기 그지없었다.
이것이 어른이 된 후에 절실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정작 14살에는 나에게도 드라마 같은 일들이 좋은 일든 나쁜 일이든 바랐다.
내 삶이 너무 단조롭다고 생각했던 어린 마의 투정 같은 거였다.
하지만 주인공 같은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아마 지금 일어나도 나는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서 더 와 닿는다.
사실 나의 14살은 평탄했지만 10대 후반은 그렇게 평탄하진 않았다.
뭐 그렇다고 엄청난 일들이 일어난 것도 아니었지만 14살의 주인공이 느꼈을 법한 감정을 나도 그때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나는 그냥 견디고 있었던 것 같다.
정말로 누군가에게 물어보지도 도움을 청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길
나에게 운이 따라주길 세상의 모든 신들에게 기도하고 남들에겐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견디고만 있었다.
이 책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람은 어디든 갈 수 있다.'
굉장히 심오한 말이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 사람이 내가 될 수도 있고 상대방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제3의 인물이 될 수도 있다.
과거의 나는 견디기만 했으며 상대방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그 누구에게도 나의 진심을 보여주기가 나의 세계를 내보이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나의 세계를 사람들에게 내보이기를 좋아하지만 어린 시절의 나에게는 그게 참 어려웠다.
누군가 나의 세계를 방문한다면 나의 세계가 무녀질 것 같았으며 다른 사람의 세계 또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런 것 같다.
다른 이들의 세계를 이해하며 받아들이고 나의 세계에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여 같이 어울리는 것.
그 방법을 배우는 것이 어른이 되는 과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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