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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생각의 방

[엄마표 영어 17년보고서]누구를 위한 영어공부인가?

by 쟁(Jeng) 2020. 12. 17.

이 책을 선택한 이유?

- 임신 초기 때부터 영어에 대한 욕심이 나기 시작했었다. 그러나 나란 인간은 한없이 게으르고 영어공부에 돈을 쓰고 싶지 않았다. 물론 영상으로 공부할 수도 있지만 영화,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아서 흥미가 매우 떨어진 상태였다. 근데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만 그득한 상태로 임신기간을 보내고 출산까지 했다. 출산 이후에도 마음 한구석엔 영어를 잘하고 싶다. 우리 아이도 이중언어를 구사했으면 좋겠다는 욕심만 품고 현실 육아에 허덕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육아팁 등을 검색하다가 엄마표 영어를 발견한다. 간단한 책 소개였지만 혹하는 마음이 들어 당장 도서관으로 달려가서 대출했다. 나도 우리 아이도 만족하길 바라면서.

 

 

감상평

- 이 책은 영어에 자신 없는 엄마들을 위한 책이다. 근데 정말 자신 없는 상태에서 읽는다면 살짝 삐딱하게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왜 야하면 저자가 중국어에 능통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누구나 엄마표 영어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정말 정말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모국어 이외의 언어는 자신이 없다. 그리고 저자는 이미 한번 다른 언어를 정복한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그리고 그런 감각을 유지한 채로 시작했지만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은 그 조차도 부럽고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삐딱한 마음을 치우고 읽는다면 얻어 갈 것이 많은 책이다.

이 책에서는 무조건 이렇게 하세요!! 이런 것보다는 나는 이렇게 하니 이렇게 됐다. 당신도 당신 상황에 맞춰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떨까?라는 분위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조건 아이를 기준으로 아이에게 어떤 영어를 제공해줘야 하나라고 고민했다면 그 고민의 방향을 살짝 바꾸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또한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엄마도 괜찮다. 이 책의 저자도 이 저자의 길을 뒤따르는 나도 영어 무식자이지만 아직까진 잘하고 있다. 정말로 이 책은 방법론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영어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는 엄마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다. 물론 용기와 함께 영어 극복을 위한 작은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를 중심에 둔 영어공부, 엄마표 영어가 아닌 내가 중심 된 영어를 하기로 정했다. 누군가 그랬다. 아이는 절대로 엄마의 영어실력을 평가하지 않는다고. 맞는 말이다. 지금 우리 아이와 나는 모국어든 영어든 중국어든 프랑스어든 심지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교감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다. 나의 욕심으로 행복한 시간에 영어라는 도구를 살짝 가미할 뿐이니 절대 내가 영어를 못한다고 기죽을 필요 없을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17년을 꾸준히 했다. 그 꾸준함이 비법 아닌 비법인 것 같다. 나는 이제 3개월 정도이다. 저자처럼 매일 최선을 다해 영어공부를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아예 하다가 손을 놓는 일은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매일 육아전쟁에서 살아남는 것도 대견한 엄마이지만 내 욕망과 욕심을 위로해주는 책으로는 딱이다.

나도 1년 후 5년 후 10년 후 저자처럼 엄마표 영어가 세상에서 제일 쉽지는 않지만 너무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장면)은?

- 문제는 엄마의 '영어 실력'이 아니라 '의지'에 있다.

정말 순살 만드는 뼈 때리는 말이다. 요즘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영어공부 못 한다는 소리 못 한다. 유튜브만 검색만 해도 아기에게 쓸 수 있는 영어 가르쳐주는 영상 차고 넘쳐난다. 내가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하는지에 따라 하루 종일 영어만으로 이야기할 수 있고 한두 단어만 할 수도 있으며 아예 영어는 남일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의지'는 '체력'의 다른 말이라고도 생각하니 꼭 체력도 잘 챙겨서 하루 종일 영어로만 말해도 답답함 없는 엄마이고 싶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 나도 아이도 같이 영어 공부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아이가 기준이 되는 엄마표 영어공부는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 같이 하는 방법을 찾는 분에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추천하는 책은 일단 아이가 중심이기보다는 엄마가 중심이기 때문에 영어공부에 욕심은 있지만 현실 육아에 치여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진짜 초보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제가 그 사례인데 생각보다 영어공부도 잘 되고 바로 아이에게 써먹을 수 있어서 뭔가 더 공부할 맛과 뿌듯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