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던 하롱베이 위에서의 하룻밤이 지나갔다.
태풍이 온다고해서 잠을 잘 못자면 어쩌나, 멀미를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걱정과는 다르게 너무 개운하게 잘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방창문으로 비와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치기는 했지만
실내에서 보는 태풍의 모습은 그저 낭만스럽게 보이기만 했다.
비바람이 치는 아침이지만 배 위에서 먹는 식사는 꿀맛이 따로없다.
언제 이런 식재료를 가지고와서 요리를 했는지 정말 맛있고 푸짐하게 아침을 즐겼다.
아침은 뷔페식과 한가지 요리를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
쌀국수가 참으로 맛나보였지만 돼지고기가 살짝 들어간다고해서
나는 맛을 볼 수 없었지만 먹은 일행들은 여기 국수 맛집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태풍으로 이틀날 오전 공식 일정이 모두 취소가 되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지 아침 식사를 하는 도중 하롱베이 선착장에 도착했다.
오전일정에 관한 금액은 전부 환불 받고 대처 일정으로 수상극과 점심식사를 제공한다고 하여
크루츠측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수상극을 보러 시골같은 풍경을 수차례 지나갔다.
여행 할 당시 하롱베이 근처가 관광지로 한창 개발을 하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나는 하롱베이 말고는 볼 것이 없었는데 지금 다시 하롱베이를 방문한다면
하롱베이 근처를 더 즐기고 싶다. 특히나 저 케이블카를 꼭 타보고 싶다.
여기가 수상극을 하는 공연장이다.
물 속에서 하는 공연장 답게 넒은 연못이 있고 좌석은 계단식으로 이루어져있다.
계단식 좌석 뒤로는 식당처럼 식타이 여러게 놓여있는데 여기서 점심을 할 예정이다.
수상인형극에 쓰이는 인형들을 장식품처럼 전시해 두었다.
굉장히 투박하면서도 강열한 색과 표정들이 압도적이다.
아무래도 공연장과 객석 간에 거리가 있다보니 과장되게 표정이나 색을 사용한 것 같다.
자세히 들어다보면 굉장히 가볍고 물 속에서도 인형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관절부분이 정교하게 이어져있다.
수상극은 라이브가 기본이다.
무대 바로 옆에서 전통악기과 같은 것들로 즉석에서 연주하고 효과음도 내주시고 있다.
수상극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했는데 생음악까지 들을 수 있다니!!
오히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것 처럼 일정이 취소된 것이 전혀 아무렇지 않아졌다.
수상인형극은 이런식으로 진행이 된다.
물속에서 갑짜기 소가 등장하기도 하고 물보라를 일으켜서 무대효과로 쓰기도 한다.
인형극의 내용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베트남인들의 농경사회의 일상과 결혼에 관한 것으로 기억한다.
중간에 설명을 해주는데 영어인지 베트남어인지 모르겠다 ㅠ
근데 대사나 진행은 베트남어로 진행되어 보는 내내 추리해야한다.
수상인형극을 다 보고 다면 본격적으로 뒤쪽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서 점심을 즐긴다.
여기서 감동 받았던 또다른 사실은 크루츠 탑승 시 알러지 식품을 알려주었는데
여기 식당에서도 정보를 그대로 받아서 내 식단만 돼지고기를 뺀 요리를 해줬다는 점이다.
비록 돼지고기는 없는 식단이었지만 너무 맛나게 잘 먹었다.
특히 향신료가 강하지 않아서 남녀노소 누구나 잘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물론 이곳이 연계되어 있는 곳이고 좀 떨어진 곳이라서 찾아가기 힘들 것 같지만
베트남와서 음식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없다.
이제는 진짜로 하노이로 돌아가야할 시간이다.
이 당시만 해도 이제 막 베트남이 성장할 시기라서 아직은 시골스런 풍경이 많이 남아있다.
어디가나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학교들을 지나 하노이 근처로 오니
확실히 풍경이 도시스러워진다.
베트남어와 오토바이만 없다면 우리의 인터체인지라고 할만큼
하노이로 가까워 질 수록 도로 정비가 잘 되어 있다.
이렇게 톨게이트도 지나서 하노이로 도착한다.
아! 톨게이트에서 놀라웠던 점 하나!
저 당시 나도 한국에서 귀찮아서 하이패스 안 달고 그냥 현금내고 다녔는데
세상에나 베트남의 버스도 우리네 버스와 같이 하이패스로 결제했다.
솔직히 베트남이라고 해서 아직 발달된 기술은 많이 접하지 못 했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현실은 발전속도만 차이가 있을 뿐이지 도로 시스템은 별반 차이가 없어보였다.
하노이네 도착하자 마자 호텔에 먼저 들려서 무거운 짐은 놓고 밖으로 나왔다.
이 뷰티크호텔도 꽤 괜찮아서 따로 글을 쓸 예정이다.
여기는 그 유명하다는 호안끼엠호 로타리
서울식당과 하이랜드커피가 시강인 곳이다.
근데 막상 여기는 잘 안 갔던것 같다.
근데 또 생각해보면 어딜가든 여기는 대부분 거쳐가야한다.
동남아만 오면 사먹는 우유
예전에 태국항공에서 태국우유를 맛 본 뒤로는 동남아오면 무조건 우유쇼핑을 한다.
베트남에서는 설탕이 첨가된 우유와 그냥 우유를 파니 사실때 꼭 주의해야한다.
사실 설탕넣은 우유를 베트남사람들은 더 좋아한다고 해서 제품도 어마하게 많다.
하지만 아직 내 입맛은 그냥 우유가 더 고소하고 적당히 달달해서 좋다.
이제 본격적으로 하노이 관광을 하기 전에 간단하게 하노이 구시가지를 둘러보았다.
누구나 찍는다면 성요셉성당의 낮과 밤
확실히 낮엔 관광객이 많고 밤엔 현지인이 많은 느낌이다.
지금도 실제로 사용되어 지고 있다는 성요셉성당이다.
성당 안에서는 예배도 드리는 신성한 곳이기때문에 정숙해야한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기때문에 고해성사를 하는 곳도 처음보았다.
언제나 봐도 멋진 스테인글라스
또한 교회나 성당 내부는 처음 보는 것이라서 벽에 걸린 예수의 그림 하나하나 신성하게 다가왔다.
중세시대에는 글을 읽을 수 있는 민중들이 없어서 종교미술이 발달했다고 하는데
동남아에서 보는 유럽풍의 종교미술은 한국에서 보는 서양미술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잘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동남아인들은 북동아시아인 우리들보다 서양인들과 마찰이 더 많았을 것 같은데
그래서 잔재가 많이 남아 있는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가슴 아픈 역사라고만 치부하고 발달된 문명이라 정의하고 받아들이는 것이가?
하는 굉장히 나 자신도 제대로 정의 할 수 없는 느낌과 의문들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성당 바로 앞에는 그 유명한 콩카페가 있었는데
유명한 카페는 유명세를 치루느라 사람이 너무 많아 대신 이뻐보이는 카페로 들어왔다.
여긴 콩카페 옆옆옆카페정도 될 것 같다.
이름은 '루남비스트로'
인테리어 신경쓴 우리나라의 카페와 같은 풍경이었다.
2층에 올라오면 바로 이런 장면을 볼 수 있다.
엄청나게 많은 전기줄을 책임지고 있는 전봇대의 모습마저 멋지고 이국적으로 느껴진다.
여름나라들에 오면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초록빛이 있는데
여기 카페가 그 초록색과 냄새, 소리등이 잘 어울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여긴 화장실도 이쁘다.
전공수업때 어떤 교수님이 화장실을 신경쓴 사업장은 다른 곳도 신경을 써을 것이다.
라고 말하신 적이 있어서 그 때 이후로는 화장실을 좀 신경써서 보는데
여긴 화장실이 더 고급스러워보이고 분위기가 좋았다.
못 먹고 안 먹는 것이 많은 나도 여기서는 커피 말고 연꽃차를 마시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여긴 카페의 나라라는 말을 쓸 수 밖에 없게 차 하나도 너무 이쁘게 나온다.
커피가 유명한 줄만 알았지 다른 차들도 이렇게 신경써서 나올 것이라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정말 너무 뜻밖이게도 집에 가져가고 싶을 만큼 이쁘게 나온다.
또한 여기 카페만의 상품도 많이 파는데
지금이야 한국에서는 스벅, 파즈쿠찌 등 프랜차이즈 상품이 흔한데
16년도 그것도 베트남에서 자체브랜드 상품이라니!!!
솔직히 베트남을 개발도상국 및 사회주의나라라고 생각했던 나의 고정관념들을 가볍게 깨부셔주었다.
카페에서 더위도 어느정도 식히고 현지에서 살고 있는 친구의 추천을 받아
현지에서 인기있는 식당 꽌안응온에 갔다.
여긴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 인기 있는 식당같았다.
꼭 놀이동산 푸드코드같은 느낌으로 식당이 이루어져있는데
야외 말고도 실내에도 공간이 있고 방처럼 이루어진 공간도 많아서
사람들이 정말정말 많았지만 금방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호안끼엠 호수 주변을 야경구경 할 겸 산책했다.
호수을 중심으로 쪽으로는 백화점이나 명품관들이 많이 있다.
거기에서 우연히 목격한 웨딩촬영현장
그때도 생각했지만 동남아시나아 중국쪽은 흰색의 드레스보다는
빨간색의 드레스를 더 선호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때부터 나의 마음 속에서는 나중에 웨딩촬영할때
꼭 색 있는 드레스를 입어보겠노라고 생각한지도 모르겠다.
호수를 배경으로 너무 아름다운 야경을 뒤로 한채
오늘 하루의 피로를 씻어 줄 발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가는 길에 느끼는 것이지만 베트남도 흥이 많은 나라인 것 같다.
어디서든 음악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저마다 친구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처럼 느껴졌다.
사실 마사지는 조금 두렵다.
워낙 아픈걸 못 참다 보니 아로마 마사지도 겨우 받는 수준이라서 그냥 손마사지는 겁이 났다.
하지만 왜 많은 사람들이 동남아 여행 마무리를 발마사지 하는지 알겠다.
진심 너무 좋았다.
그냥 피로가 다 풀러서 다시 하루를 당장 시작해도 될 정도었다.
저때는 정신이 없어서 가게 상호도 찍어 놓지 못한게 지금도 아쉽고 또 아쉽다.
아쉬운 마사지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낮에는 하나도 없던 사람들이 밤이 되면 나온다.
낮엔 너무 더워서 다들 집에만 있었나보다
낮보다는 화려하고 생기 넘치는 밤의 하노이다.
내가 저녁형 인간이면 밤의 하노이를 충분히 즐겼을텐데
아쉬움을 한가득 안고 호텔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중 이놈의 직업병 발병이다.
타설 하고 있길래 살짝 촬영해봤다.
낮의 기온이 너무 높아서 저녁에 타설하는 것 같다.
우리의 눈엔 안전장비도 없이 후꾸루로 작업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저들도 저들 나름의 기준과 작업 방식이 있을 것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선분양후시공이 아닌 나라나 기후와 완전히 다른 나라에 가서
시공법들을 배우고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여행와서도 개버릇 못 준다고 현장 하나씩 볼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며 하노이에서의 저녁이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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