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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생각의 방

[우리는 영국에서 일 년 동안 살기로 했다] 나도 떠날 수 있을까?

by 쟁(Jeng) 2021. 11. 22.

이 책을 선택한 이유?

-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나라 저나라 영상을 많이 보게 되었다. 그런 와중 점점 아이와 함께 외국에서 생활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처음엔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찾았다. 하지만 내 마음에 쏙 드는 정보를 가진 영상을 찾기 힘들었다. 아무래도 젊고 아이가 없는 사람들이 영상을 많이 올리다 보니 아이가 어리거나 두 명 이상 이상 있는 가족 이야기를 듣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 가장 최근(20년 9월 발행)에 발간된 이 책을 발견하게 되어 부지런히 빌려 읽었다.

감상평

- 나는 언제나 해외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래서 여행을 좋아했고 어디를 가서든 경험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치열했다. 특히나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더 이상 내가 상상했던 꿈을 현실에 실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자주 느꼈다. 해외에서 일 년은 고사하고 한 달, 아니 잠깐 휴가라도 제대로 다녀올 수 있을까? 코로나라는 좋은 핑곗거리를 내세워 사실은 두려워서 유튜브에서 남들이 해놓은 것들을 보면서 대리만족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정말 용기 내보기로 했다. 당장 떠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최소 5년 이후에 갈 마음으로 이것저것 찾다가 이 책을 보았다. 딱 5년 후 내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아이 둘에 영어는 잘 못하는 엄마. 아이들이 초등학교도 안 들어간 나이로 과연 해외에서 살 잘 지낼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래!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묘한 자신감이 마음속 가득해진다.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영어권 국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그 후보 나라 중엔 영국은 정말 고려대상이 아니라 떠오르지도 않았었다. 어째서인지 영어에 발상지인데 전혀 고려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다. 주로 미국, 캐나다, 호주 그리고 경제적 부담이 적은 영어 쓰는 동남아 국가들 위주로 자료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영국의 매력에 눈을 뿅 하고 떠버리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앞서서 경비와 실직적인 정보를 얻고 싶다면 다른 책을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실질적인 정보보다는 영국에서 1년 살면서 느낄 수 있는 생생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책이다.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느끼는 두려움과 한국에서처럼 마음대로 사회활동을 못하는 그 답답한 마음, 1년이지만 외로운 타지 생활의 감성이 녹아있는 책이다. 지루하다기보다는 짧은 호흡으로 시간 순서에 따라 변화하는 마음을 블로그 글을 보듯이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래서 앉은자리에서 후루룩 쉽게 읽었다. 짧은 글들 위주다 보니 중간에 끊어 읽기도 쉽고 내가 보고 싶은 이야기만 봐도 글을 이해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

아무래도 작가의 어린 자녀들이 내가 계획하고 있는 때 우리 아이들 나이와 비슷할 것 같아서 더 많은 도움이 됐다. 1년 살이 하면 유치원이나 아이들 교육, 문화 경험이 가장 큰 문제로 여겨졌는데 어느 정도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작가가 영국 생활 정답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이것저것 생각의 방향을 잡아주는 좋은 역할이 되어주였다.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궁금해하는 아이들 영어실력 향상에 대해서도 너무 환상적인 결론이 아니라서 오히려 더 마음이 편안해졌다. 만약 이 글을 읽지 않고 해외에서 1년살이를 했는데 만약 내 아이가 영어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다면 실망도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엄청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아이의 영어만을 위해 1년살이를 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아이 나름대로 해외에서 1년 동안 고군분투했을 것이다. 1년살이가 끝난 후 모두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 점을 이 책에서는 잘 말해준다. 내가 가장 놓치기 쉬운 우리 모두의 노력.

이 책을 읽다 보면 당장이라도 내가 영국에 갈 것 같다. 아니 영국에 있는 것 같다. 작가의 이야기가 꼭 내 이야기 같을 정도로 이 책에서 나온 이야기 전부가 너무 생활밀착형이다. 체류비를 아끼기 위해 뚜벅이로 생활하며 유아차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이야기가 특히 와닿았다. 해외 살이 계획을 세우다 보면 짧은 기간이든 긴 기간이든 집과 차량에 들어가는 돈이 많아 망설이게 되는 게 사실이다. 아무리 많은 돈이 든다고 각오했지만 자료를 조사하면 할수록 머리 싸매는 가격이 나오는데 그렇다고 차량을 빼잖니 그 나라 대중교통도 잘 모르고 중학생도 아니 초등학교 고학년도 안된 애들을 데리고 내가 잘 다닐 수 있을까라는 걱정에 쉽게 결정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머물 집 위치만 잘 잡는다면 차량 없이도 다닐 수 있으며 필요하면 그때 단기간 렌트를 하면 되겠다는 새로운 방법을 도모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또한 장기간 체류하기로 한 나라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짐은 어떤 식으로 가져가야 하는 정말 필요하지만 소소한 이야기가 의외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비용이야 내가 어떤 생활을 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깐 대략적인 것만 잡고 가면 되니 오히려 돈 이야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느낀 정보들이 더 많은 도움이 된다. 

아직은 먼 미래 이야기이지만 5년 뒤에도 다시 이 책을 찾아보게 될 것 같다. 정말로 내가 영국에서 1년 동안 살아 볼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말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장면)은?

- 이러한 기본적이 배려는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경우가 많은데 안타깝게도 보고 배우지 못한 것 같다. 이곳 영국에서는 아니를 불문한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새롭게 느껴졌다. 

요즘 아이와 외출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부분은 아이에 대한 배려가 있는 곳인가이다. 잘 울지 않는 아이이지만 가끔 감정표현으로 소리를 지를 때가 있다. 말도 못 하는데 소리를 지르는 것 우는 것이 최고의 의사소통인데 이걸 집 밖에서는 눈치가 보인다. 또한 인터넷상에서도 심지어 현실 세상에도 아동 혐오를 어렵지 않게 마주치게 된다. 그들은 통제나 훈육을 하지 않는 부모가 싫지 아이는 싫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본 대다수가 아이가 우는 즉시 부모나 아이에게 눈총을 준다. 부모가 손쓸 틈 따위는 주지 않는다. 가끔은 답답하다 어른들도 고성을 내고 소위 진상짓을 한다. 그런데 그들에겐 즉시 주위에 모든 이들이 눈총을 주는가?

점점 더 심해지는 약자 혐오에 지친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책에서 저 문장을 보면서 나부터 바꿔보자 그래도 아직은 내 아이만큼은 약자를 혐오하지 않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자 하고 다짐한다. 한때 나도 대중교통에서 할아버지들에겐 절대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냥 내가 바꿔보기로 했다. 내가 호구로 보일지라도 내 자신을 위해 내 자식을 위해. 

 

이런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용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아이와 함께 외국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두렵고 엄두가 안 나는 분들이 읽는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비용보다도 더 큰 문제인 용기와 결단력을 줄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선명하게 당신의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도움을 줄 것입니다.